8월 5일 수요일(27일차)

 

아침에 비가 억수로 왔지만 그래 가자! 하여 병원에서 대기 중인 사설 구급차와 응급구조사와 함께 아산병원 응급실에 40분을 타고 도착을 하였다. 

 

그런데 현재 아산병원은 코로나 환자에 대해 국가지정 치료병원이라 음압 병동이 다 찼으며 엄마가 폐렴 환자여서 받아줄 수 없다며 퇴짜 시켰다. 아산병원에서 임상심리사로 있던 사촌동생이 나와서 그 의사에게 말해도 소용이 없었다. 나는 무작정 오라는 사촌동생이 일을 다 처리해 놨는지 알았다. 정말 어처구니없는 상황과 안타까움에 정신이 없었다. 

엄마가 그냥 돌아가자 해서 타고 왔던 구급차를 타고 되돌아갔다. 가면서 다시 원주세브란스 병원의 신경과 간호사실에 전화를 하니 여기도 상급병원이니  다시 돌아올 때는 다른 상급병원으로 옮기게 될 수도 있다는 말까지 하여서 가는 동안 불안했다. 

 

원주세브란스 병원 응급실에 도착하니 절차상의 문제로 6시간 동안 엄마를 기다리게 하였다. 엄마는 '집에 가자, 집에 가자' 하고 나는 무모한 이러한 결정으로 엄마만 고생시켜 '엄마 미안해, 엄마 미안해'라며 엄마와 엉엉 울었다. 

 

엄마는 다행히도 원래 있던 병실 그 침상으로 옮겨졌다. 우연히 전공의가 간호사실에 있는 것을 보고 아산병원에 가기 전 다시 돌아오더라도 엄마를 잘 치료해 달라고 부탁하며 갔는데 다시 돌아왔다. 엄마 치료 잘 부탁한다고 말하는데 눈물이 나왔다. "오늘 하루가 참 기네요. 저는 엄마를 위해 최선을 다했어요."라고 하니 "네 그래야 후회도 안 남아요. 저희는 저희가 할 일을 할게요. 걱정 마세요"라고 말해줘서 정말 고마웠다. 

 

인성이 좋아하는 곳은 어느 곳이나 그렇다. 그런데 여기서 인성이 좋은 의사를 만난 것 같았다. 그런데 엄마가 중환자실에서 있던 일을 말해 주었는데 엄마를 시체처럼 놓고 "똑바로 잘 배워 지금 안 배우면 언제 배울 거야?"라고 하면서 인턴인지 레지던트인지들이 낄낄거리면서 웃더라는 이야기를 듣고 중환자실에서 벌어지는 일을 엄마가 직접 겪으니 정말 화가 났다. 그래서 오빠가 전공의에게 말했더니 인성까지는 책임을 질 수 없다고 했다. 그래도 교육은 시켜줘야지...

 

 

2020/11/08 - [삶의 자취/엄마 투병기] - 길랑바레 증후군, 밀러피셔 증후군 - 엄마 투병기6, 아산병원응급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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